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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FERENCE

신중년의 ‘길잡이’가 되어드립니다: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

2022.05.12

신중년의 ‘길잡이’가 되어드립니다: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 스토리 대표이미지

신중년일자리시니어

신중년의 ‘길잡이’가 되어드립니다: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 

‘길잡이’라는 뜻의 패스파인더. 안내자이자 개척자라고도 할 수 있죠. 나이를 먹는 건 어떤 사람이나 똑같은데, 점점 길어지는 인간의 수명 앞에서 먼저 길을 찾고 길을 만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꽤 든든하지 않을까요? 인생 후반에 접어든 5060 ‘신중년’ 세대가 색다른 라이프스타일로 도약하는 계기임에 집중하는 곳이 있습니다. 김만희 패스파인더 대표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인생 2막, ‘또다른 시작’에 주목했습니다. 5060 신중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인생의 활로를 개척하기를 바라는 패스파인더의 기반엔 대도시가 아닌 지역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가진 ‘나이듦’에 대한 질문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는데요. 전 재미, 의미가 한데 만난 ‘인생 2막’이라는 주제로 답을 찾아가보려 해요.” 25년간 IT업계에서 근무한 김만희 대표는 오래 전부터 수익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경제 분야에 늘 관심을 두었고, 48세에 퇴직한 뒤 8년 간 앙코르브라보노협동조합과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몸담았어요. 8년간 쌓은 이 경험은 5060세대, 즉 ‘신중년’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하네요.

 

 

좋아하는 것과 일을 연결하는 방법

 

인생 후반에 새롭게 접하는 일 또는 활동의 출발점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돈이나 명예 대신, 김 대표는 재미와 설렘에 초점을 맞췄답니다. 하고 싶은 취미가 일이나 활동으로 연계되어 흘러가는 그런 삶 말이죠.

김만희 대표는 그 예시로, 퇴직 전 반도체 엔지니어였던 김대현씨를 소개합니다. 김대현씨는 현재 ‘오플밴드’의 기타리스트라고 해요. 퇴직 후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김대현 대표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인생학교와 취미로 시작하는 비즈니스 과정 등에 참여했어요. 이 과정에서 본인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기타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밴드 공연뿐 아니라 강의, 작곡, 음원녹음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하고싶은 일을 찾으면 인생에 확신도, 열정도 생기기 마련이죠. 이것이 바로 덕질과 일, 활동이 일치되는 덕업일치 아닐까요?”

 

익숙한 것, 이미 내게 주어진 것도 좋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신중년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 대표. 좋아하는 것에 흠뻑 빠지는 덕질은 더 이상 젊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대가 인생에 걸쳐 추구해야 할 가치가 된 듯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열정과 호기심을 덕질로 승화해 평생 지속할 수 있다면, 행복하게 신중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도 있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퇴직 후에 무엇을 할지 몰라서 당황한다고 해요. 김만희 대표는 많은 분들이 전환의 계기로 삼는, 여행에서 그 힌트를 찾았습니다.

 

 

 

여행의 마력은 엄청났다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데에 여행만 한 것이 없죠. 패스파인더는 퇴직 전후의 신중년을 대상으로 관심 있는 지역의 자연과 문화뿐 아니라 일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고파 여행’을 마련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잊었던 재미와 설렘도 찾고, 삶의 전환을 탐색해보는 것이죠.

한 참가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지역살이’에 대한 관심을 ‘가고파 여행’을 통해 키웠다고 말해요.  나도 몰랐던 나의 관심사 찾기. 또다른 ‘나’를 발견하는 경험이죠. 김 대표는 말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낯선 여행 속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이 사업을 시작할 용기를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용기를 내 재미와 설렘을 찾았다면, 그 다음에 필요한 건 실질적인 방법입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를 연결할 방법을 고민하는 거죠.

김 대표는 이렇게 재미와 설렘에 기반해 찾아낸 관심을 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말해요. 좀 더 가치있는 활동에 집중하는 건데요. 인생 전반의 일자리 목적에서 생계, 사회적 지위 등의 비중이 컸다면 이제 신중년의 일과 활동에는 그 이상의 가치를 더해보자는 게 김 대표의 제안이에요. 재미는 찾았고 열정은 넘치는데 어떻게 일로 연결할지 막막한 적 있지 않나요? 머릿속에 떠오른 일자리가 있다면 다행인데 그것이 정말 인생 후반의 내가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가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일에 가치를 더하기

김 대표는 그 고민에 자원봉사가 도움이 된다고 말해요. 흥미를 가지는 활동을 일과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준다고 해요. 은퇴 후 하고 싶었던 것을 배우고, 그것이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나와 뜻이 맞는 동료를 만난다면 어떨까요? 멋진 인생 2막이 시작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시대, 사진을 가치와 연결해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낸 나종민 대표의 바라봄 사진관이 그 예시입니다. 40대 중반에 퇴직한 나종민 대표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던 끝에 평소 공부하고 싶었던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자 나 대표는 자신의 재능이 사회에 도움이 될 방법을 찾다가 사진 봉사활동을 다니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장애인 대상 행사에서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느리고 능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심리적으로 위축돼 사진관 가기가 꺼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이 일을 계기로 나 대표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소외계층, 장애인 등 ‘사진약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바라봄 사진관을 열었습니다. 특히, 바라봄 사진관의 ‘1+1(원 플러스 원)’ 촬영은 이곳이 추구하는 가치를 아주 잘 보여주는 활동이예요. 바라봄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사회적 취약계층이 '원 플러스 원'으로 사진 촬영 기회를 받게 된답니다. 취미였던 사진이 봉사를 거쳐 나 대표의 인생 2막을 여는 가치있는 일이 된 거죠.

김만희 대표는 나 대표의 예시를 통해 자원봉사가 뜻 맞는 사람을 만나고, 활동의 범위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지금 살고 있는 도시가 좁고 경쟁적으로 느껴진다면 밖으로 나갈 수도 있겠지요.

“지역은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곳이 많습니다. 사람이 없다 보니 유휴 자원은 늘어가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사람이 필요한 것이죠."

 

 

지역에 필요한 바로 그것, 사람들

지역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실은 널리 알려져 있어요. 사람이 없으면 지역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어떤 필요가 있을 때도 그걸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이 때문에 여러 지자체에서는 청년 세대를 타깃으로 지역에서 살아보기, 로컬 콘텐츠 등의 사업 등을 진행하는데요. 김만희 대표는 여기에도 질문을 던집니다.

“로컬의 화두가 꼭 청년에게만 국한될 필요는 없습니다.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5060 신중년도 청년이거든요. 도심에 비해 신중년이 할 수 있는 역할도 더 많을 거고요. 이것이 바로 제가 로컬에 주목한 이유입니다.”

실제로 지역의 정책들이 청년에서 범위를 넓혀 신중년까지 가닿고 있어요. 충남 공주시의 경우, 퇴직자들이 지역에 들어오도록 나서고 있고요. 다행히 지역에서 아름다운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신중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네요.

 

전북 남원으로 귀촌해 식당을 운영하는 강형구, 이경진 부부가 딱 그 사례인데요. 울산에서 학원과 복지사업을 하면서 이런 고민을 했대요. ‘나이가 들수록 돈이 되든 안 되든, 뭔가 재미나게 할 수 있는 게 필요한데 도시에는 왜 그게 없을까?’ 싶었죠. 그러다 부부가 ‘꽂힌’ 곳이 바로 남원이에요. 도시만큼이나 할 일도 많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도 많은 이곳에서 부부는 활발하게 일상을 꾸려가고 있어요. 김 대표가 그들의 일상을 자세히 전해줍니다.

“부부는 틈틈이 지리산 둘레길도 걷고, 사람들을 모아 ‘백두대간 운봉 지킴이’란 자원봉사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요. 이 모임은 등산과 함께 지역 주변 생태와 문화자원을 여행 콘텐츠로 만들어서 관광객 유치프로젝트로 이어가고 있어요. 최근에 연락을 드려봤더니 마을신문 발행도 준비하고 계시더라고요.” 꼭 고향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지역에서,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며 지역을 되살리는 삶. 멋진 인생 2막이죠?

 

 

 

로컬 정착에 길잡이가 있다면?

강형구, 이경진 부부처럼 로컬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패스파인더는 5060 신중년 지역 초행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지역을 탐색하고 하고 싶은 활동을 알아갈 수 있도록 패스파인더는 ‘살고파 여행’을 마련했습니다.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기존의 귀농, 귀촌의 공식을 바꿨다고 보면 되는데요. 신중년들은 지역에서 한달 혹은 일주일을 살아볼 수도 있고요, 일과 휴가를 겸한 워케이션을 보낼 수도 있죠. 신중년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활로를, 또 지역에는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인적자원을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지역과 내가 잘 맞는지 알아보는 일종의 테스트 같은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 지쳐 새로움을 자극받을 수 있도록 여행으로 살아보길 원하잖아요. 패스파인더는 여행으로서 살아보기뿐 아니라 지역에서의 삶이 내게 적합한지 검증할 절차를 마련한 거랍니다. 이곳에서 내가 좋아할 만한 건 뭔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뭔지 고민하는 과정이죠. 지역살이를 위한 인턴십이라고나 할까요? 패스파인더는 이런 ‘살고파 여행’을 통해 참여자에게 지역 거주의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날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프로그램이에요.

“강릉에서는 CEO 출신 농부인 권우태 회장을 만나 마을관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가 강릉 향교에서 장교로서 활동하는 이야기도 들려줬고요. 남원에선 지리산이 좋아 몇 년을 오가다 마침내 귀촌해서 마을기업을 운영하는 강병규 대표와 지역에서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대화를 통해 삶을 배우는 ‘사람 책’과의 만남인 셈이죠. 지역에서 가능한 활동이 무엇인지 그에 따른 애로사항은 없는지 아이디어를 얻고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신중년의 새로운 무대, 로컬

나의 길을 찾는 것. 인류 앞에 펼쳐진 ‘100세 시대’가 진짜로 펼쳐지리라고 생각한 적 있나요?

김 대표가 신중년의 가치로운 인생 2막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핵심 요소, 재미와 설렘. 여기엔 사회적 가치와 의미, 함께할 파트너들이 필요합니다. 재미가 일과 연결되어 지역에 뿌리내린다면, 신중년을 복지나 수혜의 대상으로만이 아니라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인적자원으로 활용하는 정책도 늘어날 거예요. 김 대표는 이런 시도가 더욱 늘어나길, 많은 이들이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나이가 든다’는 영어로 ‘에이징’이죠. 나이듦은 놀라운 변화의 과정이고, 신중년은 인생의 황금기가 될 수도 있는 시기입니다. 재미와 설렘을 기반으로 할 때 더욱 다양한 신중년의 삶이 빛나리라 믿습니다. 신중년이 사회의 ‘짐’이 아니라 ‘힘’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 강화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