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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기부의 미래를
바꾸는 블록체인

2019.05.23

기부의 미래를 바꾸는 블록체인 스토리 대표이미지

블록체인,
사회적 가치를 생각하다.

블록체인(Blockchain)의 사전적 의미는 구성원 모두가 믿을 수 있는 단일 장부(거래 내역)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기술이다. 이를 결정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록된 내용은 네트워크에 있는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된다. 장부에는 암호화폐뿐 아니라 가치를 지닌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기에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비가역적이고 투명한 데이터는 개인과 개인을 더 견고한 신뢰 관계로 연결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금융, 전자상거래, 통신과 각종 서비스 영역에서 각광받는 블록체인 기술이 공공 영역과 기부 문화에서도 주목받는 이유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이 발간한 <블록체인 포 소셜 임팩트(Blockchain for Social Impact)>에 따르면 블록체인 이니셔티브 중 20%가 블록체인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으며, 86%는 블록체인의 도움으로 솔루션을 찾았다. <매거진 SIT> 7호는 카카오의 블록 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 ‘에코 & 소셜 임팩트 팀’과의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새로운 소셜 임팩트를 만들어가는 국내외 사례를 통해 그 변화의 움직임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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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이
기부와 공익 분야에 사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선한 가치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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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새로운 협력의 생태계를 상상하다.

 

 

사회 혁신 부문에서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라운드X - 블록체인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쓰임이 다를 수 있다. 단순히 정보를 분산해 저장하는 저장소 역할로 살펴본다면 데이터의 투명성이나 비 가역성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블록체인을 기술의 상위 개념으로 바라본다면 포용적이고 누구나 참여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의 탄생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셜 임팩트를 위한 블록체인 사례 중 주목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라운드X -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식량과 농업 분야에 특화된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하라 토큰(Hara Token)’이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농부들의 농사 정보를 실시간 데이터로 수집해 디지털 자산화하고, 은행 등에 판매해 수익금을 토큰으로 농부들에게 환원한다. 개발도상국 농부들은 가난해서 은행 계좌가 없거나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라 토큰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은행 또는 보험사와 데이터를 공유해 대출을 승인하거나 보험 상품이 만들어지도록 돕는다. 국내에서도 이처럼 현장의 필요를 완벽히 이해한 로컬화 사례가 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기부 단체와 NGO 입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긍정적 변화는 무엇일까?

그라운드X - 대기업이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과 시간의 절감, 효율성 때문이다. 이것은 소셜 섹터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의 한계는 중앙화된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원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하면 더 많은 문제를 좀 더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화될 경우 실제 기부자는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까?

그라운드X - 서비스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자원봉사자들은 봉사 참여에 대한 보상을 토큰으로 받고, 이것을 다시 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추적 가능성이나 투명성을 확보한다면 내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아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블록체인 안에서는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사회적경제를 창조하는 주체가 되어 가치를 만들고, 교환 비율을 정하는 능동적 참여자가 될 수 있다.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싶어 하는 국내 소셜 이노베이터들에게 제언을 한다면?

그라운드X - 현장의 목소리를 정말 충분히 들었는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그라운드X가 다양한 파트너들과 컨소시엄을 준비하며 느낀 것은 우리의 수많은 가정과 예측이 실제로는 틀렸다는 사실이었다. 진짜 현장이 원하는 투명화인지, 수혜자가 필요로 하는 솔루션인지 알고 그들의 어려움(Pain Point)에 공감할 수 있어야만한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기부금 추적이나 가상화폐를 통해 기부금을 늘리는 프로젝트로만 접근하는 것 같다. 기술적 관점은 잠시 내려놓고 많은 사람이 협력적인 구도로 일하기 위해 신용을 쌓도록 만들어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블록체인의 새로운 가능성이 보일 거라 믿는다.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글로벌 블록체인 사례

 

블록체인으로 장학금 사각지대 없애기

고려대학교 내 블록체인 학회 쿠블(KUBL)은 블록체인 기반 P2P 장학 플랫폼 ‘폴라쉽(Pholarship)’을 만들었다. 폴라쉽은 이더리움 기반의 디앱(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장학금 지원자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며, 기부자와 수혜자를 다이렉트로 연결해 소통을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비록 법률적 문제와 금전적 문제, 학회원들의 학업 병행 등을 이유로 현재 개발은 중단되었지만, 쿠블은 블록체인에 대한 오해를 이해와 경험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로 수익에서 기부까지 한 번에 

콘텐츠 유료화가 가능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피블(PIBBLE)’은 사용자가 올린 미디어 포스팅의 ‘좋아요’ 가치를 측정해 암호화폐 PIB로 보상하고, 내가 올린 콘텐츠에 가격을 책정해 판매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내가 가진 가치를 원 클릭으로 기부하는 기부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런던에서 열린 더 글로벌 기프트 갈라쇼(The Global Gift Gala in London)에서 진행된 경매에 엘리자베스 여왕과 동석해 가드 폴로 윈저 컵(Guard Polo Windsor Cup) 경기를 볼 수 있는 로열박스를 피블 이름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오는 6월에는 피블 정식 론칭에 발맞춰 경기를 다룬 콘텐츠를 업로드해 관련 수익금을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시리아 난민을 돕는 스마트 결제 시스템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시리아 난민을 돕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주목했다. 2017년 5월 요르단 아즈락 난민 캠프에서 처음 시작된 빌딩 블록(Building Block) 프로젝트를 통해 난민들이 캠프 매점에서 홍채 인식으로 가상화폐 계좌를 인증하고, 식료품을 결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것이다. 이로써 10만 명의 난민이 구호를 받으며 4만 달러가량의 은행수수료를 절약하게 되었고, 판매 장부를 조작할 수 없기에 지원금의 95%가 올바른 곳에 쓰이게 되었다.

 

 

해안을 청소하고 코인으로 리워드 받기

바운티즈 포 디 오션스(Bounties for the Oceans) 프로젝트는 필리핀 해안 지역을 청소하고 인증샷을 올리면 암호화폐로 보상하는 이더리움 기반 프로젝트다. 필리핀 소재 모바일 지갑 및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스(Coins.Ph)는 이 캠페인 덕에 3톤 이상의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세계 해양의 날에 바닷가 주변의 쓰레기를 줍고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면 10DAI(스테이블 코인)를 보상하는 형태다. 필리핀에서의 성공적 성과는 영국, 미국, 캐나다,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편리하고 안전한 소액 대출을 위한 기술

케냐에서 노점상에 과일과 채소를 공급하는 B2B 식량 공급 플랫폼 ‘트위가 푸드(Twiga Foods)’는 상인들이 높은 비용과 복잡한 과정 때문에 신용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들은 블록체인으로 개인의 신용도를 빠르게 평가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대출 및 상환 시스템을 마련해 기존 은행 시스템이 하지 못한 소액 대출 기반을 마련했다.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8주 동안 220개 노점상을 대상으로 대출이 이뤄졌고, 이후 노점상들의 주문과 수익이 약 30% 증가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출산 및 산후조리 확인 서비스

2018년 네덜란드에서는 민영건강보험을 통해 집에서 출산 및 산후조리 서비스를 받은 최초의 블록체인 아이가 탄생했다. 네덜란드 건강관리공단과 보험사, 블록 체인 플랫폼 기업 레저 레오퍼드(Ledger Leopard)가 손잡고 서류 작성부터 제출, 심사까지 30일이 넘게 걸리던 복잡한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로 단 몇 분 만에 완료 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덕분에 정부와 보험사도 행정 절차에 필요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