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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

SIT에서 만난 사람들
다정다감

2019.11.05

SIT에서 만난 사람들 다정다감 스토리 대표이미지

이주여성은 레시피를 통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맛있는 음식으로 언어와 인종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있다. 다정다감은 이주여성이 만든 비법 소스와 레시피로 직접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를 톡투미와 함께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다정다감 톡투미다밥 로고 이미지

친근함을 강조한 다정다감 로고 이미지

 

 

 

다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한 첫 번째 프로젝트

“프로젝트 팀을 결성하고 어떤 사회문제를 풀어나갈지 고민했어요. 팀원 모두 다문화 가정과 결혼 이주여성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이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숙명여자대학교 인액터스 프로젝트팀 다정다감은 ‘ 같이 답게 양한 맛으로 동을 드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액터스(Enactus)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대학생 동아리로, 다정다감은 6명의 대학생 팀원이 뜻을 모아 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우선 이주여성의 현실을 파악했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주여성의 취업률은 약 65%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40%가 임시근로자 또는 일용근로자로 일하고 있다. 이주여성은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일자리를 원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게다가 그동안 이주여성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당연한 반면에 이주여성 고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주여성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시도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지자체나 정부의 다문화 정책 역시 일방적이고 단기적인 도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다정다감은 이런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이주여성과 만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함께 찾기 시작했다.

 

다정다감 팀원들. (왼쪽부터) 민혜윤, 조미란, 이민정 이미지

다정다감 팀원들. (왼쪽부터) 민혜윤, 조미란, 이민정

 

 

 

이주여성의 손맛이 담긴 밀키트 제작

다정다감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많은 이주여성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이주여성 자조단체 톡투미를 알게 되었다. 톡투미에서 활동하는 결혼 이주여성과 인터뷰를 하며 가장 잘하는 것을 물어 봤는데, 망설임 없이 ‘요리’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톡투미에서는 2016년부터 톡투미 다밥이라는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었다. 태국 출신의 우싸 운댕 씨와 중국 출신의 동립향 씨가 주축이 되어 이주여성이 모국의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었다. 다정다감은 이들의 요리 실력을 바탕으로 밀키트를 제작해 판매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밀키트란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딱 맞는 양의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제품이다. “밀키트를 구성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이주여성이 직접 만든 ‘비법 소스’였어요. 이주여성 고국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중요 했습니다. 또 밀키트와 함께 동봉하는 레시피에 이주여성의 이야기도 담았어요.”밀키트를 판매하기 위해 다정다감은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했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밀키트에 관심을 갖고 취지에 공감하며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지 고민을 거듭했다. 메뉴는 팟타이·얌운센·반세오 세 가지로 정하고 레시피와 스토리는 다정다감이 작성했다. 와디즈에서 진행한 1차 펀딩은 약 2주간 진행되었는데, 337%의 목표 달성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쳤다.

 

팟타이 밀키트 실제 구성 이미지

팟타이 밀키트 실제 구성

 

 

 

크라우드펀딩 성공으로 더 많은 지원

다정다감은 2019년 11월에 진행한 1차 크라우드펀딩에서 발생한 순수익의 90%를 톡투미에 전달했다. 이주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데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현재 다정다감은 1기 멤버에 이어 2기 멤버가 새롭게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톡투미와 2차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이주여성이 자체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밀키트 사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이주여성이 요리 과정 위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포장과 홍보, 판매 등 더 많은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낼 수 있게 할 겁니다. 그러면 더 많은 이주여성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예요. 계속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머지않아 이주여성 스스로 밀키트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자립심이 생길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