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장애인 고용 확산을
위한 가능성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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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 확산을
위한 가능성
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장애인 고용을 위해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고, 비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기업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소셜 이노베이터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애인을 위해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게 된 계기
김승환 서울대학교 인액터스 그룹으로 활동하며 사회 공헌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고민하던 중 예전에 시각장애인과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시각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 한정적이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상담해주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시각장애인 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은 그렇게 탄생한 겁니다.
노정화 테스트웍스는 소프트웨어 완성도를 테스팅하는 사회적 기업이에요. 2016년 SAP 코리아라는 기업에서 발달장애인 전문교육을 의뢰받았습니다. 그때 발달장애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했는데, 예상외로 발달장애인들이 쉽게 업무를 익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장애인 고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교육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장애인을 고용했습니다.
김현진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아토피가 심했어요.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그때 세상의 편견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제 가능성보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더라고요. 장애인을 대할 때 보이는 모습만으로 편견을 가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에게 적합한 업무를 찾아주기 위한 노력
노정화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들었습니다. 면접 때 부모님도 같이 만나는 거예요. 발달장애인의 경우 가족의 지원에 따라 업무 능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한 예로 발달장애인 직원의 업무에 오류가 많아져 두 달 동안 추적 조사를 해봤습니다. 밤에 잠을 잘 못 잔다는 부모님의 피드백을 듣고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요.
김현진 시각장애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복지관에 가서 직접 얘기를 나눴어요. 대화를 나눌수록 시각장애인들의 언어적 스킬이 좋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점을 활용해 전화로 한국어를 교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인 강사 교육은 12~14주 동안 자체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 저희 강사들은 이력이 남달라요. 한국어 교육이지만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영어를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유학을 다녀온 분도 있고 영어 학원을 운영하는 분도 있어요.
김승환 봄그늘에서 함께 일하는 시각장애인 심리상담사도 모두 심리 상담을 공부한 분들이에요. 저희는 이들을 ‘마음보듬사’라고 부릅니다. 1기는 장애인동료상담사로 활동한 분들이라 30~40시간 정도 교육하고 마음보듬사로 일했습니다. 2기를 모집할 때 부터는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대학생활 문화원에서 상담 서비스를 하는 분에게 도움을 받아 가이드라인과 커리큘럼을 완성했어요.
노정화 저희는 좀 달라요. 기존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나름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발달장애인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잘 따라줬고, 그 결과 실전 업무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현재는 자율주행 자동차 소프트웨어 학습 데이터 가공 및 검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김현진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교육을 할 수 있느냐며 색안경을 끼는 사람이 많아요. 사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중도에 실명한 분들은 고학력자가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향된 생각 때문에 그들의 전문성을 의심합니다.
김승환 김현진 대표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실제로 시각장애인은 중도 실명자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고학력자도 많고 실력을 갖춘 분이 많아요. 또 시각장애인 중에는 목소리만 듣고도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문성에 대해서는 의심을 받습니다. 그래서 학교 내 전문 상담사와 100시간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과 테스트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전문성을 기르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김현진 저희는 일부러 SNS에 시각장애인 선생님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글을 올려 선생님의 존재를 밝히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전문 기관과 연계해서 교육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인식을 바꾸는 건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노정화 장애인을 고용해보니 말 못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해외 사례도 찾아보고 장애인을 고용한 회사를 찾아가기도 했어요. 저희 회사는 작업치료사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작업 치료사는 장애가 있는 사람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직업이에요. 이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상담을 해주는데, 문제를 개선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을 위해 힘쓰고 있는 소셜
벤처나 사회적 기업들을 위해 정부나
기관에서 현실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직업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으면 좋겠어요. 좋은
일자리를 통해 세상이라는 문을 열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