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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에서 만난 사람들
희망 만드는 사람들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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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서 빛을 찾다.
청년에게 부채는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다.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 새로운 길로 안내해주는 소셜 이노베이터가 있다. 청년의 부채 상환을 도와주는 부채 전문 회사를 소개한다.
금융인에서 부채 상담가로 변신
김희철 대표는 오랜 시간 금융인으로 지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PB(Private Banking;자산가들을 위한 개인 금융 관리 업무)영업을 주도했고, VVIP 전담 뱅커로 근무했다. 돈 있는 사람들의 재무를 관리해주고 라이프 플랜을 세워주는 일을 하다 보니 부채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상황에는 관심이 없었다. 김희철 대표 역시 안정적인 직장에서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채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그가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계기가 있었다. 2007년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한국 경제에 큰 위기가 닥쳤다. 당시 대구은행 부행장으로 근무하던 김희철 대표는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운영한 ‘저소득층 부채 클리닉’과 일하면서 부채 문제의 어려움을 알게 되었다. “3,000여 가정의 재무 상담을 하며 부채로 인해 가계가 곤란해지고 가정불화를 겪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일시적 재무 상담에서 끝날것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지속적인 조언과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를 계기로 같이 일한 재무 상담사들과 함께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대출을 받은 후 재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잘 실행하도록 관리하는 형태로 상담을 진행했다. 이후 좀 더 다양한 솔루션을 연구하고 개인 환경과 제도의 장단점을 효율적으로 매칭하는 방안을 연구하면서 지금의 부채 상담 전문 회사로 전환했다.
부채 문제 진단부터 처방, 재활까지 모두 관리하는 시스템
김희철 대표는 희망만드는사람들을 병원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한다. 사람이 스스로 고치지 못하는 질병에 걸리면 병원을 가듯이 혼자서 감당하지 못할 부채 문제로 힘들면 희망만드는사람들에 오라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진료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당장 응급처치를 하거나 혈액검사 또는 방사선 촬영 등을 하고, 장기간 입원하기도 하잖아요. 저희도 똑같아요. 상담을 통해 당장 고금리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긴급 처방용 대출을 해주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재무 플래닝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1년에 걸친 계획을 세워주기도 합니다.” 병원과 다른 점을 꼽으라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낮이든 밤이든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고 상태를 파악한다. 대부분 부채 문제로 고민하다 마지막 출구로 상담을 요청하다 보니 만나면 대부분 울거나 하소연하는 등 극단적 감정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희망만드는사람들의 상담가들은 재무 상담은 기본이고 재무 심리 진단이나 돈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도 같이 하고있다.
계속되는 취업난 속에 청년 부채 문제 대두
요즘 들어 희망만드는사람들을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그만큼 부채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가계 부채는 점점 늘어나 1,500조 원을 넘어섰다. 가계 부채의 고통은 가정 해체, 이혼 그리고 범죄나 자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김희철 대표는 청년 실업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청년들은 학교 졸업 후 취업하기까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졸업 후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힘들 때 적정 소득 없이 버텨야 하는 취업 준비 기간을 갖게 됩니다.” 게다가 평균 2,000만~3,000만 원의 학자금 대출을 떠안고 사회로 나오는 청년들이 불법 사금융에 노출되기 쉬운 현실도 문제다. 이러한 경우로 희망만드는사람들을 찾아오는 청년의 비율이 꽤 높다. 희망만드는사람들을 찾아온 한 청년은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며 생활비 명목으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는데, 시험에 떨어지면서 갚을 수 없게 되자 상담을 요청했다. 개인 회생을 신청해 해결했지만 청년이 받은 절망감은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김희철 대표는 청년들이 젊은 나이에 부채에 시달리면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다.
청년층과 장년층이 함께 해결 방안 모색할 때
가계 부채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부채 문제를 서민 금융정책으로 포괄하며, 이자를 감면하거나 법적 판단 근거를 통해 원금을 감면 또는 면책해주는 방법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정책은 개인과 가정의 정확한 상황 파악 없이 제도의 틀에 끼워 맞추는 형태로 실행되다 보니 부채 문제가 다시 재발하거나 오히려 더 심각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희철 대표는 가계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관점에서 공감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가계 부채는 개인의 문제보다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두 번째, 가계 부채 문제 해결은 단지 돈의 공급으로 풀기보다는 상담과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세 번째, 가계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은 하나의 사회 서비스 제도로 간주되어야 한다. 정부와 정책 기구 그리고 민간 기구가 협치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청년 부채 문제 해결도 마찬가지다. 가계 부채뿐 아니라 청년 부채도 사회적 문제라고 인식하고 상담과 교육을 통해 개선해나가야 한다. 김희철 대표는 특히 청년층 스스로 개선하려는 시도보다는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는 장년층과 연계해 함께 해결책을 찾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 스스로 개선하려는 시도보다는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있는 장년층과
연계해 함께 해결책을 찾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