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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컵을 자원으로 되돌리는 Cup2Gather 프로젝트

㈜리와인드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진

 

㈜리와인드는 플라스틱 일회용품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벤처로, ‘20년 11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는 새로운 방안’을 주제로 개최된 열한 번째 SIT에 참여했다. ㈜리와인드는 일회용품이나 포장재의 소재로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분해가 쉽게 되거나 재활용이 용이한 친자연 소재로 대체하여 제품을 만들고 판매한다. ‘아이엠그리너’라는 친환경 일회용품 전문 브랜드를 런칭하고 식음료 테이크아웃 용품을 생분해성 소재로 제작하여 전국 2천 여개의 카페와 호텔 등에 납품하고 있다. 그 중 250여군데의 멤버십 매장과 함께 ‘환경 실천 서약 맺기’ 등 캠페인을 진행하고 축제나 행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감량하기 위한 친환경 캠페인 또한 기획, 운영 중이다.

 

(주)리와인드에서 생분해성 소재로 제작한 도시락, 플라스틱컵, 빨대, 컵홀더 등 친환경 일회용품의 사진

리와인드 대표 제품

 

리와인드가 사용하는 생분해성 소재는 PLA(Polylatic Acid) 플라스틱으로 옥수수와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전분을 원재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이다. 분해되는데 500년 넘게 걸리는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어 물과 이산화탄소로 돌아간다. 그러나 PLA의 친자연적 가치에 대한 반론의 목소리도 있다. 일반 플라스틱으로 오인해 함께 폐기될 경우 오히려 재활용 시스템을 교란시킬 위험이 있고, 온도∙습도 등 미생물 분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문 퇴비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 사용되는 PLA 제품은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배출,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는데, 원료가 친자연 소재라는 점에서 매립∙소각 시 오염 물질을 적게 배출한다는 이점은 있지만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것보다는 친자연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리와인드는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수거하여 퇴비 처리하는 해외의 모범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PLA의 환경 가치를 온전히 살릴 수 있는 폐기 및 재활용 시스템을 구상하게 되었다.

 

사용한 PLA를 가장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수거하여 퇴비화하거나 새로운 PLA 제품으로 재활용하여 다시 자원화하는 것이다. 퇴비화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수거량 및 사용처를 확보해야 하는 현실적 한계가 있어 리와인드는 우선 PLA의 재활용을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전국의 멤버십 매장(주로 카페)을 거점으로 사용한 PLA 제품을 수거하여 세척∙분쇄∙압출하여 재생 PLA로 원료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여 멤버십 매장에 배포하고자 했다.

 

'마시고 남은 PLA 일회용컵을 모아주세요!', 'PLA 일회용컵의 자원화 프로젝트 참여매장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수거함 및 홍보물의 사진

수거함 및 홍보물

 

21년 1월, SIT 프로젝트로 선정된 후 곧바로 구체적인 수거 시스템 기획과 수거함∙홍보물 디자인 및 제작에 들어갔다. 소비자와 참여 매장에 PLA의 친환경 가치를 알리고 PLA 사용 및 수거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SNS 등 홍보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전국 43개 매장과 협약을 맺어 수거함을 설치하고, 별도 수거 App을 개발해 참여 매장의 편의를 더하며 고객의 참여를 독려했다. 제품 판매 택배 배송 시 수거를 함께 진행하고, 청각장애인 운전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택시’ 서비스와도 협력, 택시 운행 동선 내 수거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여 수거로 인한 물류 비용 및 환경 비용 또한 줄였다. 4월부터 약 5개월 간 생분해컵을 회수하고 재활용을 테스트한 결과, 참여 매장이 사용한 총 112,000개(약 1.35톤)의 PLA컵 중 약 16%가 회수되었고 재활용 수율 99%로 재생 PLA 굿즈를 제작할 수 있었다. 굿즈는 메모 꽂이와 냅킨 돌 등 참여 카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을 친환경적 디자인으로 제작, 리워드로 지급하여 친환경적 메시지와 실용성 측면 모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재활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단순 분쇄와 압축 기술만으로도 재생 PLA 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재활용 비용 또한 줄일 수 있었다.

 

초록색 물방울 모양으로 생긴 테트라포드 키링 재생 굿즈를 손에 들고 있는 왼쪽 사진초록색 테트라포드 키링 재생 굿즈가 바닥에 올려져있는 오른쪽 제품 사진

테트라포드 키링 재생 굿즈

 

프로젝트 기간 동안 사용된 PLA가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함으로써 절감한 환경비용*을 추산해본 결과 약 1,057유로에 달했고, 참여 매장 및 고객 설문조사 결과 본 프로젝트로 인한 PLA 폐기 문제 개선 효과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참여 전 응답자의 76%가 일반쓰레기와 같이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배출하였고 19%는 플라스틱으로 잘못 분리∙배출했다고 답한 반면, 거의 모든 응답자가 프로젝트를 통해 별도 수거에 참여하며 올바른 PLA 폐기법에 대하여 인식하게 되었다고 답하였다. 뿐만 아니라, 본 프로젝트로 인한 친환경 매장 홍보 및 폐기 비용 감소 효과에 만족하여 PLA 일회용품 사용 의향이 개선되었음 또한 확인하였다.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도 약 88%의 소비자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였고 수거 캠페인에 계속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하여 소비자의 인식 개선 효과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환경 비용(ECO COST): ‘Sustainability Impact Metrics(네덜란드 델프트大)’에 근거, 해당 소재 생산/폐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분을 제거 또는 방지하는데 드는 비용을 추산한 값

 

반면 한계점 또한 분명했다. 사용된 PLA컵 중 회수된 비율은 약 16%로, 주로 매장 밖 테이크아웃 용도로 쓰이는 만큼 별도 수거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생분해성 소재의 친환경적 가치를 온전히 구현하는 데 있어 소비자의 의지와 수고에만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PLA 사용이 더욱 보편화되어 보다 효율적인 수거 및 폐기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늘어난다면 대안 마련을 위한 움직임 또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소재 제품 사용을 활성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국내 실정에 맞는 처리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미리 필요한 시점이다. ㈜리와인드는 본 프로젝트에서와 같이 제품 디자인∙판매∙홍보를 통해 PLA 등 친자연 소재 일회용품 사용을 확산하고, 보다 효율적인 폐기∙수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 테스트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