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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에서 만난 사람들
함께걷는미디어랩

2020.06.16

SIT에서 만난 사람들 함께걷는미디어랩 스토리 대표이미지

배리어 프리 콘텐츠소통의 장을 열다

하루에도 수만 개의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청각장애인은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까?
함께걷는미디어랩 박성환 대표는 청각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기획해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에게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따라 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언어를 익힙니다. 말은 소리와 의미의 결합이고, 문자는 소리를 표시하는 건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에게 문자를 읽고 쓰는 일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박성환 대표에게는 뇌병변 장애로 시각과 청각을 잃어가는 누나가 있다. 그런 누나에게 박성환 대표는 어릴 적부터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 “누나와 생활하면서 시각·청각·발달 장애인 모두 장애에 상관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정보를 수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이는 학교 성적·취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2014년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농인의 문해 교육 실태 기초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인의 문해력은 청인(청력 손실이 거의 없는 사람 또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에 비해 57% 수준이다. 박성환 대표는 이런 사실을 주목하고 2019년 3월 함께걷는미디어랩을 설립해 청각장애인의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수어로 표현하는 영상 콘텐츠 제작

박성환 대표는 청각장애인들이 역할극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자막을 넣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내용을 정리해 2019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으로 제안했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유튜브 채널 ‘손말스쿨’이다. “‘손말’은 ‘수 어’를 순우리말로 표현한 거예요. 손말스쿨 영상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다양성과 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손말스쿨의 주요 콘텐츠 ‘손가락티비’는 청각장애인과 비청각장애인이 시사 이슈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수어 통역사가 비청각장애인의 말을 수어로 전달해준다. 손말스쿨의 구독자는 2600명이며, 84개의 영상을 업로드한 상태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은 사정상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대신 청각장애인에게 손말스쿨을 더욱 알리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손말스쿨을 제작하는 촬영 현장 이미지

유튜브 채널 손말스쿨을 제작하는 촬영 현장

 

 

더 실험적이고 다양해진 참여형 콘텐츠 기획

현재 손말스쿨은 웹사이트 기반의 퀴즈 게임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 정답을 맞히면 포인트를 제공해 청각장애인들이 손말스쿨 콘텐츠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유도한다. 9월부터는 서울시의 지원 으로 ‘온라인 토크쇼 플랫폼 - 마음스 일레븐(가칭)’을 제작해 파일럿으로 업로드할 예정이다. “마음스 일레븐은 언택트 시대의 실험적인 토크쇼로 기획했어요. 비청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이 함께 소통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인데요,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방영될 겁니다.” 이 외에도 청각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퀴즈 쇼, 제품 리뷰 등의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함께걷는미디어랩을 운영하면서 비청각 장애인이 청각장애인을 이해하고 함께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청각장애인의 가족으로서, 그들의 친구이자 동료로서 글을 읽고 이해해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매번 느낍니다. 앞으로도 청각장애인에게 더 쉽고 재미있는 정보로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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