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SIT에서 만난 사람들
어뮤즈트래블
2019.09.04
SIT에서 만난 사람들 어뮤즈트래블 스토리 대표이미지
여행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을까?
어뮤즈트래블은 여행의 즐거움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장애인들을 위한 맞춤형 ‘풀 컨시어지’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셜 벤처다.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여행
오서연 대표는 해외 봉사차 미얀마의 수재민 마을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새삼 장애인이 가슴속에 박혔고, 그동안 참 무심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 국내에 돌아와서도 지속적으로 세미나에 참석하고, 봉사 활동을 다녔다. 활동 중에 만난 한 장애인으로부터 “외출도 쉽지 않은 내가 여행을 갈 수 있다면 조금 더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소망을 이뤄주기 위해 친한 동생과 힘을 합쳐 여행의 기회를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은 장애인이 요청을 해왔다. 장애인들이 가진 여행에 대한 갈망을 알게 됐고, 그들에게 여행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IT 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하던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장애인을 비롯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관광 약자들을 위한 여행사 ‘어뮤즈트래블’을 설립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가족들을 모시고 여행한 적이 있는데, 여행이 끝난 뒤 가족에게 전화가 왔어요. 무기력하셨던 할머니가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며 삶에 의욕을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프라와 콘텐츠, 배려로 무장한 맞춤형 여행
장애인을 위한 여행에는 배려가 필수다. 보호자가 동행 가능한 넓은 화장실, 이동하기 쉬운 도로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시간적 배려는 공간 선정만큼이나 중요하다. 장애인들은 소화가 쉽지 않으므로 과한 식사와 짧은 식사 시간은 금물이다. 장애인을 위한 여행 코스를 발굴하는 일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 비슷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별난 루트를 짜는 것이 아니라 비장애인이 즐기는 여행 코스를 장애인이 다니기 편하도록 현장 점검을 거쳐 동의와 협력을 구하는 것이죠.” 여기에 어뮤즈트래블은 대상자들의 특성에 맞게 ‘맞춤형’ 콘텐츠를 녹인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청각·후각·촉각 등을 이용한 여행을, 발달장애인에게는 설명보다 몸을 부대끼며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다. 여행에는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 가이드가 함께한다. “현장에서 물컵의 위치 하나까지 고민합니다. 안정감 있는 진행 덕분에 지금까지 사소한 사고도 없었어요.”
여행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 만남들을 통해 장애인이
접하는 세상은 더 나아질 거예요.
마음이 열리고, 길이 열리는 여행
“여행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 만남들을 통해 장애인이 접하는 세상은 더 나아질 거예요.”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마력이 있다. 오서연 대표는 여행으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가까워질 수 있으며, 더불어 여행 비즈니스를 통해 인프라 개선을 이끌 수 있다고 믿는다. 장애인 관광객이 호텔이나 관광시설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되면 시설을 확충하고 편의를 제공하게 되며, 정부와 지자체도 지역 경제를 위해 나서는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어뮤즈트래블은 해외 장애인들을 위한 한국 여행 상품까지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유럽, 미주, 동남아 등에서 온 해외 장애인들이 어뮤즈트래블을 통해 우리나라를 여행했다. 아시아로 들어오는 해외 장애인 여행객의 상당수는 일본을 찾는데, 그 물줄기를 한국으로 돌리고 아시아 전체로 확장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장애인들의 여행이 더 활발해지고 지속될 수 있도록 어뮤즈트래블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비즈니스의 본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