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STORY
‘연결’을 위한
또 하나의 테이블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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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을 위한
또 하나의 테이블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한 Social Innovators Table의 노력은 컨퍼런스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SIT 일곱 번째 모임에 참석한 국내 주요 NGO와 소셜 벤처가 모여 또 다른 ‘연결’을 위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
SIT를 통해 소셜 섹터의 확장을 꿈꾸다
일곱 번째 SIT가 열린 지 한 달여 후, 행사에 참여했던 국내 주요 NGO와 소셜 벤처 실무자들이 행복나눔재단의 초대로 다시 한번 자리를 함께했다. 사회 혁신이라는 공통 과제로 이미 친숙한 이들은 짧지만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고민과 경험을 공유했다. 모임은 자연스럽게 SIT 후기로 시작되었다. 참석자들은 발표자들의 기부 모델이 흥미로웠다는 의견과 함께 발표 후 네트워킹 모임을 통해 다양한 만남을 가지게된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는 네트워킹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이미 관련 미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월드비전 김성태 팀장 역시 SIT에서 만난 리듬오브호프와 컨택해 협업을 위한 접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SIT 같은 모임을 통해 소셜 섹터가 양적으로 커져나가길 희망했다.
경계와 한계를 허무는 ‘연결’의 중요성
이날 모임의 가장 큰 화두는 ‘연결’이었다. 기술과 솔루션의 연결을 통해 더 큰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는 제안과 함께 더 많은 이가 기부와 나눔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수혜자와 기부자, 기부자와 기부자 간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도너스 김민창 이사는 해외에서의 경험으로 말문을 열었다. “얼마 전 미국의 논프로핏 테크놀로지 컨퍼런스(Nonprofit Technology Conference)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과거엔 제품과 기술에 집중하던 사람들이 더 이상 기술을 궁금해하지 않더군요. 이제는 기술에 담긴 데이터와 쓰임새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로 관점이 아예 바뀌어 있었습니다.” ‘기부와 봉사 참여자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질문에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 리워드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조언이 이어졌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김기찬 PD는 “펀딩은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펀딩 참여자인 개개인(나)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모든 경험의 과정을 기관이 주도할 수는 없기에 자발적인 네트워크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트리플래닛의 경우 직접 나무 심기에 참여하는 봉사자 모집이 3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참여도가 높다는 것. ‘트리피플’로 불리는 이들은 봉사를 위해 모였지만 트리플래닛이 준비한 도시락과 막걸리를 즐기며 네트워크를 쌓고, 이렇게 쌓인 친분을 통해 9년간 봉사에 참여할 만큼 소속감을 갖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기부자의 경험을 여정으로 해석하고,
이를 위해 장르와 경계를 허문 협업이
필요합니다.
영리와 비영리를 넘어선 협업의 가능성
한편에서는 비영리의 DNA를 가진 인력이 영리 사업으로 확산되고, 영리의 마인드셋을 갖춘 인재가 비영리재단에 참여해 사회 공헌 생태계 전체가 확장되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며 참석자들은 새로운 협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갔다. “해결하고자 하는 공동의 문제가 있을 때 컨소시엄 같은 걸 만들고 각자가 잘하는 분야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면 어떨까요. 다양한 분야의 NGO와 사회적기업이 협업한다면 투명성이나 신뢰 측면에서 더 많은 지지와 응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름다운가게 이수정 팀장의 제언은 참석한 모든 이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연결’을 위해 함께했던 이날의 테이블은 기부 문화의 변화를 알리는 또 하나의 작은 출발점이었다.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경험의 공유
행복나눔재단 김지선 매니저 -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고민을 가지고 계실 것 같습니다. 지난 SIT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오늘 모임에서 나누고, 서로 협력 가능한 지점을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가게
이승선 국장
아름다운가게는 자원의 재순환과 나눔을 통해 기부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 최근엔 기증 물품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를 연구해 기증 효과를 쉽게 전달하고, 좀 더 구체화된 콘텐츠로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김아란 국장
SIT에서 이런 제안을 하셨을 때 우리가 했어야 하는 일인데,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아름다운재단의 역할은 주로 NGO를 돕는 NGO였습니다. 하지만 다시금 설립 철학을 돌이켜보면 시민의 공익 활동을 돕는 매개자의 역할, 나눔의 생활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양한 시민 참여 모델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기회가 된다면 도움도 받고 싶네요.
볼런컬쳐
고다연 대표
볼런컬처는 자발적인 자원봉사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미션을 갖고 출발했습니다. 초기엔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흥미로운 콘셉트의 프로젝트들을 기획했고, 현재는 기업의 자원봉사 프로젝트를 더 많이 기획하고 있습니다. 기업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경험치가 쌓이는 데에 보람을 느끼지만,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월드비전
이은희 차장
최근의 고민은 후원자가 정말 원하는 경험이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모금을 잘해서 어떻게 하면 많은 자원을 필요한 곳에 전달할까 생각했다면, 이제는 월드비전이 뒤로 물러나더라도 경계 없이 다양한 분들을 연결해 끊임없이 확장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도너스
김민창 이사
도너스는 후원자의 경험을 ‘여정’이라는 형태로 해석할 때 기술적·제품적으로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기술과 시스템이지만, 여기 계신 분들의 인사이트와 경험을 하나씩 모아 시스템에 쌓으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동의 자산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와디즈
김기찬 PD
와디즈에서는 매월 10개 이상의 소셜 펀딩(소셜 벤처나 사회적기업, 비영리기관의 펀딩 사례)이 이루어집니다. 다양한 방향에서 소셜 임팩트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와디즈는 기부를 잘하는 기관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기업일 뿐이죠. 우리의 차별점은 투자자에게 최대한 투명하게 보여주고 선택권을 준다는 것입니다. 최대한 상세하게 보여주고, 그것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외국에 가보면 장애아동을 위한 숲(Barrier Free Forest)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눈금을 새긴 숲,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 쉬운 숲도 있죠. 본래는 노인들만 가던 수목원인데 장애아동을 위한 공원을 만들고 나서 기부금이 3배 이상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경험을 통해 기부 참여를 확대하고, 사람들의 관점도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