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ERENCE
발표자 이야기
프리즈밍 김현욱 대표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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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의
현물 기부 플랫폼
내가 기부한 물품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 Social Innovators Table 일곱번째 모임 발표자 김현욱 프리즈밍 공동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현물 기부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
“2017년 말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이재민을 위해 24억 원 상당의 구호품과 전국적으로 모금한 기부금 300억 원이 모였습니다. 과연 이 기부금과 기부 물품은 어떻게 사용되었을까요? 정말 필요한 이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물품과 도움이 전달 되었을까요? 답은 ‘모른다’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죠.” 포항에서 대학원에 다니던 김현욱 공동 대표도 지진 현장에 있었다. 가까이에서 자연재해를 겪고 수많은 이재민을 보면서 이런 상황이 어떻게 해결될지 유심히 지켜봤다. 당시 기부금과 기부 물품이 많이 모였다는 기사를 봤는데, 실제로 이재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길은 없었다. 김현욱 대표는 ‘기부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품었고, 같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윤지성 공동대표와 함께 직접 기술을 개발해보기로 결심했다. 두 사람 모두 데이터 분석을 연구하면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블록체인의 개념과 구조를 깊게 알수록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록체인은 여러곳에서 똑같은 데이터베이스를 동일하게 보관하기 때문에 특정 개인이 조작할 수 없다. 함부로 조작할 수 없으니 정보가 무결하게 저장되어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들은 블록체인으로 기부 플랫폼을 만들면 투명성과 효용성을 강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 아이디어로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2018년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
현물 기부의 투명성을 위한 새로운 실험
김현욱 대표는 현물 기부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에 앞서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는 ‘기부 물품이 정말 필요한 수혜자에게 전달되는가?’였다. 기부자는 수혜자가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필요에 맞는 물건을 기부할 수 있고, 플랫폼은 정확한 수량을 예측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을 배분해야 물품이 부족하거나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는 ‘기부자가 기부 물품 전달 과정을 알 수는 없을까?’였다. 현물 기부가 전달되는 모든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기부 단체가 전 과정을 관리하고 기부자에게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대부분 규모가 영세한 기부 단체의 현실 여건을 감안할 때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프리즈밍은 기부와 수요 매칭을 통해 현물 기부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수혜자에게 필요한 물품을 기부 단체가 조사해서 플랫폼에 올리면 기부자가 물품을 확인한 후 기부 단체에 보냅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기부 물품의 상태를 감정해서 기부 단체를 통해 수혜자에게 전달하는 거죠. 이 모든 과정은 블록체인 플랫폼에 기록되어 기부자가 원할 경우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리즈밍은 현물 기부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기부 크레딧’이라는 보상 제도를 만들어 지급할 예정이다. 기부 크레딧은 물품을 기부한 기부자와 물품 상태를 감정한 자원봉사자에게 지급되지만, 서로를 평가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기부자는 기부 단체가 기부 물품을 수혜자에게 잘 전달했는지, 중간 과정을 잘 기록하고 있는지 평가하고, 자원봉사자는 기부자가 보낸 기부 물품의 상태를 감정해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건강한 기부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수혜자가 기부자가 되는 선순환 시스템
“지역 미혼모지원센터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아이들은 금방 자라서 신발 사이즈가 계속 바뀌잖아요. 작아진 아이 신발을 현물 기부 플랫폼에 기부하면 그 신발 사이즈가 필요한 미혼모 가정에 전달되고, 그 신발은 다시 또 다른 미혼모 가정에 전달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그러면 수혜자가 기부자가 되는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프리즈밍은 블록체인 기반의 현물 기부 플랫폼을 경험한 기부자들이 반복해서 기부하고, 수혜자도 기부자로 참여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플랫폼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우선 지역 기부 단체와 협업을 통해 수혜자와 기부자의 수요가 잘 매칭될 수 있는 사례를 만들 계획이다. 지역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현물 기부 플랫폼이 만나면 성공적인 수요 매칭 사례가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보 공개가 부담스러워 기부받기를 꺼리는 수혜자의 경우 높은 수준의 보안으로 익명화해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강점을 알리고, 플랫폼의 진행 과정을 이해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부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접 플랫폼을 이용해 현물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그래야 더 많은 기부자를 모집할 수 있고, 더 많은 수혜자가 필요한 물품을 전달받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수혜자를 찾고 기부 물품을 전달해주는
기부 단체 관계자분들과 선의로 기부를
하시는 분들이 플랫폼의 진짜
주인이라고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