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SIT에서 만난 사람들
빌드
2018.03.25
SIT에서 만난 사람들 빌드 스토리 대표이미지
낙후한 공간을
되살리는 아이디어
Social Innovators Table은 도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는 건축가, 예술가, 투자자 등 다양한 소셜 이노베이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도시재생을 주제로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서로의 방법과 관점을 공유할 때 아이디어가 더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마을
시흥시 월곶 X 빌드
주민들을 위한 개발, 주민들의 도시
월곶은 과거 천혜 조건을 두루 갖춘 포구였다. 한때 테마파크와 함께 ‘환상적인 해양 관광도시’를 꿈꿨지만, 어설픈 난개발로 포구에는 폐기물과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고 항구 기능조차 저하됐다. 이 도시를 살리기 위해 창업 교육 전문가 우영승 대표를 비롯한 청년 7명이 함께 ‘빌드’를 설립했다. 빌드는 주민들의 삶 속 불편함부터 찾아 해결하기 시작했다. 유휴 공간을 찾아내 필요한 공간으로 바꾸고, 그 안에서 공동체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페 ‘월곶동책한송이’에서는 매주 수요일 엄마들 모임이 열리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아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오로지 엄마 본인 이야기와 동네 이야기만 나누며 서로 관계를 쌓고, 동네에 대한 애정을 품는다. 처음에는 빌드가 주도했지만, 지금은 이들에게 공간과 음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스폰서 역할만 맡고 엄마들이 적극적으로 이끌고 있다. 우영승 대표는 이런 모임을 지원하는 것이 지역을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교육하는 ‘청년 서바이벌 동거동락’을 기획하고,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이 레시피를 선보이는 ‘팝업 레스토랑’도 열었다. 빌드는 혼자 성장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서로 발판이 되어주면서 함께 성장하길 원한다. 빌드가 지역 주민들에게 공간을 내주고, 그들을 위한 기획을 선보이는 이유다.
북 카페 '월곶동책한송이' 전경
SIT에서 협업을 모색하다
빌드는 올해 6월, 월곶에 실내 놀이터 ‘바이아이’를 오픈했다. 현재는 시흥시 소유이고 빌드가 임대해 운영 중이지만, 임대 기간이 끝나면 지역 공동체에 매각해 실질적으로 시민이 주인이 된다. 전국 최초의 ‘시민 자산화’ 공간이다. 지역 내에서 지자체와 고군분투하던 우영승 빌드 대표는 SIT에서 문화, 주거 공간, 콘텐츠 등으로 도시를 바꾼 사례들을 보며 새로운 협업 가능성을 열었다. “아직은 빌드도 스스로 자리를 잡아나가는 단계라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선의로 시작한 협업이라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월곶에서 그가 보여줄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빌드가 월곶에서 운영 중인 레스토랑 '바오스앤밥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