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ERENCE
발표자 이야기
에누마 이수인 대표
2017.06.15
발표자 이야기 에누마 이수인 대표 스토리 대표이미지
투자를 받으며 한 계단씩
성장중인 교육 앱 개발자
소셜 이노베이터가 기업을 운영하려면 소셜 미션을 이해하는 조력자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수인 대표는 Social Innovators Table 발표에서 다양한 지원을 통해 단계별로 성장해온 에누마 이야기와 지원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연히 발견한 소셜 미션
발명은 종종 ‘필요’에서 출발한다. 잘나가던 게임 회사를 박차고 나와 미국행에 오른 이수인 대표도 그랬다. “2008년에 아이가 태어나고 작은 문제가 제 인생에 들어왔어요. 아이가 커서 발달에 지장이 있거나 학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내 아이를 도울 방법이 없을지 고민했어요.” 이수인 대표는 엔씨소프트에서 2009년부터 진행한 장애 아동을 위한 앱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에 막을 내렸지만 그 기간동안 잘 만든 디지털 제품은 장애 아동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터치스크린 기반 교육 게임의 방향과 미래를 살펴 본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제품을 디자인하겠다는 삶의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삶 속에서 일어난 자신의 문제를 통해 사회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을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에누마를 시작할 때 가진 게 하나도
없었어요. 팔 수 있는 건 사연 밖에 없었죠.
제 아이가 태어났을 때 이런 결심을 했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다고. 수익만 따지는 분들은
자리를 뜨고, 마음이 따뜻한 분들만 남아
제 이야기를 들어 주셨어요.
시드투자가 불러온 나비효과
에누마의 시작은 여느 사업과 동일했다. “처음부터 회사를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방법도 몰랐고, 자본도 부족했어요.” 하지만 이수인 대표에게 한 투자자가 찾아오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마이크로펀드를 운용하는 ‘마누 쿠마르’였다. 마누 쿠마르는 2012년에 그녀가 만든 프로토타입을 보고 찾아와 투자할 테니 도전해보라며 불씨를 당겼다. 그는 그렇게 첫 번째 투자자가 됐다. 실리콘밸리에서 유명한 그가 입소문을 내줬지만, 이수인 대표 사연에 공감하는 투자자를 찾긴 쉽지 않았다. 초기에는 공교육 개혁에 투자하는 비영리 투자회사 ‘뉴스쿨즈 벤처펀드’와 임팩트 투자회사 ‘카포어 캐피털’ 을 비롯해 실리콘밸리의 엔젤투자자들이 그녀에게 투자했다. 제품 출시가 늦어지면서 더 이상 지원해줄 투자자가 없을 것 같을 때 행복나눔재단을 만났다. 그렇게 착한 투자자들 덕분에 ‘토도수학’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토도 수학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지만 효과가 좋으면 비장애
아이들도 좋아할 거에요' 라고 말했을 때
아무도 안 믿었어요. 그런데 토도수학이
앱스토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자 영리
투자자들이 저희 회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토도수학은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의 커리큘럼을 담은 수합 교육 앱이다. 손가락으로 개수를 세고 쓰는 아주 쉬운 단계에서 시작해 게임처럼 수식을 즐기다 보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수학을 이해할 수 있다. “2014년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되고 20개국 앱스토어 교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특수 교육이 필요한 아이를 위해 만든 앱이 장애와 비장애를 막론하고 모든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앱이 된 게 기뻤어요.” 실제로 토도수학은 미국 1,400개 초등학교 교실에서 정규 교재로 채택될 만큼 효과도 인정받았다. 자연스럽게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와 탈에듀케이션그룹 같은 영리 투자회사가 400만달러의 *시리즈 A1 투자에 참여했다. “회사 설립 후에 제품을 출시하고 시리즈 A를 받기까지 3년 동안 제품을 만들고 투자를 받는 것 외에도 CEO로서 배워야 할 게 정말 많았어요. 처음 미국에서 회사를 시작할 때는 기본적인 기업 용어조차 잘 몰랐거든요.” 그녀는 투자자들이 소개해주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나 법률 지원 프로그램에 등록해 하나씩 배워나갔다.